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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필무렵 산본 초막골 생태공원

장비그래퍼 네오루나[新月] 2020. 4. 2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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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거주지가 바뀐 관계로 자주 가지는 못하게 되었으나, 산본에 살 때는 계절마다 산보삼아서 갈 수 있는 거리인지라 종종 렌즈나 카메라 리뷰시.. 또는 와이프와 산보를 하기 위해서 종종 찾았던 곳이다. 사실 이 초막골은 여기서 오래 살고 계신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요런 공원은 아니었고 개천과 경작지가 있던 산등성이 같은 느낌의 곳이었다. 그때도 산보삼아 다녔던 곳이었는데 이리 바뀐것을 보니 필자도 산본에서 오래 살긴 했었나 보다. 이 곳은 생태공원도 있지만 캠핑장(글램핑장)도 겸하고 있어 항시 사람들이 있는 곳이긴 하다.

 

 

 

이때가 한여름에 접어드는 8월초에 갔었던 ... (무려 2018년 8월이다.) 곳으로 이제야 포스팅을 해본다. 지금도 그리 바뀌지는 않았으니 옛날 글이라해도 별 차이는 없으리라... (사실 아직 2019년도 포스팅도 남아있.....) 아무튼 초막골 초입에 있는 조형물이다. 무엇을 형상화 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하트? 파도? 꽃잎? 연근??? 여하튼 이 초입부 주변에는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곳도 있고... 어차피 다시 이쪽으로 나와야 하니 잘 기억해 두면 좋다. 사실 초막골 캠핑장은 거의 외길 코스이므로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등산로로 빠지지 않고서야..)

 

 

 

개인적으로 여름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11월의 겨울 태생이니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만 한 여름의 푸르름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접사를 좋아했던 필자이기에 특이 이 계절에 다양한 풀꽃과 곤충들을 무척이나 좋아했었기에 이 계절의 녹색을 마음껏 즐길수 없는 이유는 습도와 땀 강렬한 태양 때문이리라. (하긴 그로인해 성립하는 것들이니까...)

 

 

그리고 아마도 여지없이 이 계절에 가장 유명한 녀석중 하나라면 바로 이 능소화일 것이다. 마치 담쟁이 처럼 벽이나 기둥을 타고 길게 늘어지는 모습에 너무 강렬하지 않고 수수하기 까지한 꽃잎의 색상은 청청한 나뭇잎과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대비가 없는 것도 아닌 자신만의 색상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은것이리라.

 

 

그리고 이 계절에 부지럼함을 담당하는 것은 비단 꽃뿐만이 아니라 나비와 벌들 역시 부지런히 움직이는 계절이다. 접사렌즈는 없이 이날은 70200GM의 테스트차 렌즈 하나만 가지고 나간 터인지라 사실 꽃 등의 촬영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작은 곤충의 촬영시에는 배율 0.25x .. 즉 1:4의 비율로는 작은 곤충을 담기란 조금 어렵고 아쉬운 부분이 없지않아 존재한다.

 

 

그래도 목적한 바는 이루고 돌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다행히 아직 한창 개화중이라 흡족한 마음을 추스리고 셔터를 눌러본다.

 

 

같은 자리에서 다양한 각도로 다양한 프레임으로 이래저래 담아보지만 아무래도 길게 늘어지는 이 모양이 가장 좋았나 보다. 아마 지금 다시 찍는다면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랬던 듯 하다.

 

 

아침부터 흐리던 날씨인지라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지 않는 것은 반길만 하지만 아무래도 녹색 가득한 피사체들은 빛을 받아 반짝이는 느낌이 최고인듯 하다. 조금 부스스한 자연광에서는 왠지모를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물론 그림자 없이 골고루 퍼진 빛은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겠지만 역시 여름 ! 녹색! 하면 쫘악 내리쬐는 태양에 반짝반짝 빛나줘야 제 맛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강한 그림자는 없어서 밋밋하긴 하지만 피사체들에게 골고루 퍼지는 빛은 ISO를 약간만 올려주면 작은 곤충들 찍기에도 부담은 없지만... 그래도 역시 아쉬운건 아쉬운것이다. 사람들이 괜히 흐린날보다 맑은 날을 좋아하는게 아니다. 차라리 접사를 찍을 요량이면 아예 맑거나 아예 비가 오거나 하는 것이 훨씬 좋다.

 

 

 

중앙에 있는 큰 호수가에는 기러기 한 쌍이 터를 잡은 듯 하다. 시종일관 사람들이 많은 곳은 경계를 하는 것을 보니 알이라도 품고 있는 것인가... 더 다가갈 수도 없고 70200이라는 한계상 이정도의 촬영이 최선일듯 하다. 한때 망원이 좋아 600mm 까지 찍고 내려왔던 옛날에는 마냥 크고 무겁고 그래서 더욱 좋았지만 이제와서는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니 좋긴 해도 무겁고 버겁긴 하더라. 게다가 장비를 두세개씩 메고 다니면 큰 렌즈는 그 나름대로 거추장 스러운지라 최근에는 300mm 단렌즈를 다시 들이고 싶어도 꺼려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긴 하다.

 

 

 

한참을 혼자 노닐다 보니 불쌍했는지 드디어 구름이 걷히고 볕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 역시 이 푸르딩딩함이지. 풀들의 녹색 잎사귀 끝이 반짝이다 못해 피사계 심도를 벗어난 부분은 빛망울이 맺힐 정도는 되어야 여름의 4~5시 풍경이 아니겠는가!

 

 

덕분에 움츠리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던 꽃들또한 이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지사.

 

 

무더위를 음수대에서 살짝 달래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채비를 마친다. 물장난을 하는 컷을 찍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최근에는 사람을 찍는 것이 영 내키지 않으니 말이다. 아니 내키지 않다기 보다는 의미가 퇴색해 버렸다고나 할까.... 카메라가 너무나도 흔해버린 시대이기도 하고 사진을 취미로 하는 것이 떄론 부끄러워 해야 할 때도 있으며 각자 스스로 조심하는 수 밖에 없으니 망원을 들고 있다면 더욱 더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음... 지나가다 수분 마주친 사람을 잘 나온거 보정해 건네주는 것도 귀찮고 소모적이라 느껴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뭐 그럴 바에야 차라리 아름다운 식물과 귀여운 곤충이 좋지 않을까 하면서 현실도피처로 삼다 보면 역시 그래도 사람이다 싶을때는 주변의 지인을 찍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그러고 보니 부모님 사진을 찍어 본지도 오래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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