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

커피한잔의 여유~ 드립 커피를 위한 몇년된 기구들

장비그래퍼 네오루나[新月] 2020. 4. 23. 22:32
반응형

 

 

 

■ 필자는 그다지 미식에 대한 재능이 없다. 맛의 미묘함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다만 좀 상하거나 이상한건 좀 민감한 편이지만... 맛있는 것과 재료의 미묘함을 감별해 내지는 못한다. 일단 먹는 것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도 큰 이유이리라. 그냥 있으면 먹고 떼우는 정도고 아직도 알약하나로 배부를 수 있다면 그 쪽을 선택하고 게임하거나 놀거나 자는 것이 더 좋다. 음식을 차리는 수고로움과 재료손질의 험난함 그리고 조리를 하는 정성 그 모든것에 큰 존경을 표할 정도로 필자 스스로는 그런족으로 재능과 취미가 없기 때문이다. 관심이 없고 잘 하지 못하며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 사실 필자는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다. 에... 엄밀히 말해 그냥 마시긴 하는데 당시 커피의 기조는 커피빈을 필두로 엄청 태워서 나온 쓰디쓴 커피라서 완적 혐오했었고.... 최근 트렌드는 산미쪽으로 치우쳐서 그 역시 내키지 않아 했던 터이라 적당히 로스팅된 과하지 않은 묵직함과 고소함이 있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여하튼 그렇게 살짝 커피에 관심이 갈 무렵 현 와이프 전 여친을 따라 커피 클래스를 몇번 다니다가 결국은 장비를 갖추게 되었다.

 

 

■ 사실 딱 기본 정비 정도이고 이렇게 가지고 나서 수 없이 많이도 내려 마셨다. 특히 결혼 전에는 의외로 아버지께서 무척 좋아하셔서 필자가 주말에 집에 있을때는 의례히 아침식사후 한잔씩 내려드리고 나가는 것도 자주 있었고.... 당시에는 커피도둑이었던 동생놈 (이제는 어엿한 아버지가 되었으니 표현은 좀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커피브레이커 였다.) 의 커피사랑에 정말 로스팅한 원두도 필터값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갔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커피한잔의 여유를 주었단 필자의 장비들이다.

​■ 물론 이 중의 절반은 와이프가 선물로 준 것들이었지만 말이다.

 

 

 

■ 이 장비들은 결혼할때 그대로 가지고 와서 지금도 열심히 내려마시고 있는 녀석들이다. 물론 커피 드립서버는 한번 깨져서 이 녀석이 2대째이지만 지금까지도 몇해가 지나서도 잘 버텨주는 것을 보면 잘 샀구나 싶다. 한동안 금천구로 이사하면서 로스팅한 원두를 안사고 어찌저찌 갈아진 고운 에스프레소요으로 먹다가 최근 원두를 한번 사보고 오랜만에 장비들을 다시한번 사용하면서 옛 기억의 사진들을 꺼내서 이렇게 작성해 보는 글이다. 추억팔이용 글이랄까.

 

 

■ 덕분에 지금도 종종 부모님이 오시거나 친구들이 오거나 하면 내려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즐기게 해주는 고마운 장비들이다. 필자가 참 이런 저런 장비를 좋아하시만... 수시로 갈아치우는 것은 카메라 뿐이다. 훗훗...

 

반응형